나그네의 꽃다발
내 어느 해던가 적적하여 못견디어서서 정 주
나그네 되어 호올로 산골을 헤매다가 스스로워 꺽어모은 한 옹큼의 꽃다발- 그 꽃다발을 나는 어느 이름 모를 길 가의 아이에게 주었느니. 그 이름 모를 길 가의 아이는
지금쯤은 얼마나 커서 제 적적해 따 모은 꽃다발을 또 어떤 아이에게 전해 주고 있는가? 그리고 몇 십 년 뒤
이 꽃다발의 신사는 또 한 다리를 건네어서 내가 못 본 또 어떤 아이에게 전해질 것인가? 그리하여 천년이나 천 오백년이 지낸 어느 날에도 비 오다가 개이는 산 변두리나 막막한 벌판의 해 어스럼을 새 나그네의 손에는 여전히 꽃다발이 쥐이고 그걸 받을 아이는 오고 있을 것인가? |